지난 금요일, 저는 얀센을 접종받았습니다. 군 복무를 한 덕분에 받은 유일한 혜택인 것 같네요.
이미 많은 후기들이 넘쳐나고 있긴 하지만 저 나름대로의 기록을 위해서, 혹은 과도한 백신 공포증에 접종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간결하고 담백하게 적어보도록 할게요 :D
6/11 08:37 - 접종 완료. 15분 간 원내에서 대기하고 귀가하도록 안내 받음. 당일은 목욕 및 샤워도 하면 안 된다고 함. 접종 부위 통증 없음. 대기 결과 이상 증상이 없어서 병원을 나와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온음료 구매.
6/11 09:00 - 아직 아무런 증상은 없지만 미리 아세트아미노펜 650mg 2정 복용 (써스펜8시간이알서방정. 이후 써스펜.)
6/11 10:00 - 집 근처 도착. 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집 근처 카페에서 2시간 정도 작업.
6/11 12:30 - 집 도착 후 옷 갈아입고 손, 발, 세수 등 가볍게 씻고 소고기 먹음.
6/11 13:00 - 피곤한 탓인지 졸음이 몰려와 침대에서 낮잠.
6/11 17:00 - 목이 말라서 일어남. 아직 발열이나 두통 등의 증상 없음. 8시간이 벌써 지났기 때문에 써스펜 650mg 2정을 추가 복용.
6/11 18:00 - 저녁 식사. 점심을 먹고 바로 잔 탓에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아서 가볍게 먹음.
6/11 18:40 - 접종 후 10시간 경과. 이때부터 몸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
6/11 19:10 - 열이 조금 나는 것 같아 체온 측정 (36.9도). 이제 좀 면역이 생기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할 수 있는 정도.
6/11 22:00 - 몸살 기운은 조금 있지만 열은 전혀 나지 않음 (36.3도). 이게 약빨로 버티는 거라는 걸 이때는 몰랐지. 낮잠을 잔 탓에 전혀 피곤하지 않아서 작업 시작.
6/11 24:00 - 접종 후 16시간 경과. 잠깐 졸다가 미친 듯이 추워서 깸. 따뜻한 물과 써스펜 650mg 2정 복용. 급격히 열이 오르기 시작(37.2도). 온몸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
6/12 01:00 - 접종 후 17시간 경과. 체온 측정 결과 37.9도. 복통을 동반한 설사 증세 시작. 탈수를 막기 위해 미리 준비해둔 이온음료 복용. 체온 측정 결과 아까와 동일.
6/12 03:00 - 접종 후 19시간 경과. 체온 측정 결과 38.2도. 선풍기 바람만 맞아도 몸이 아플 정도로 몸살 증상 심해짐.
6/12 05:00 - 접종 후 21시간 경과. 체온 측정 결과 38.6도. 복통은 가라앉음. 정말 가라앉았던 건지, 몸살 기운이 너무 심해서 복통을 느낄 겨를도 없었던 건진 모르겠지만.
6/12 06:00 - 접종 후 22시간 경과. 아직 약 먹은 지 6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간 손상이고 뭐고 죽겠다 싶어 써스펜 650mg 2정 추가 복용. 체온 38.7도. 나중에 알고 보니 24시간 동안 4000mg만 초과하지 않으면 괜찮은 듯.
6/12 07:00 - 접종 후 23시간 경과. 약 기운이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해서 몸살 및 발열 증세 완화. 이때는 지쳐서 잠든 듯.
6/12 11:00 - 접종 후 27시간 경과. 배고파서 깸. 뭘 많이 먹었다가는 복통이 또 생길지도 몰라서 가볍게 식사. 체온 36.7도.
6/12 14:00 - 접종 후 30시간 경과. 가벼운 몸살 기운은 있지만 열은 다 떨어진 것 같다고 판단. 마의 30시간이라더니 드디어 고비를 다 넘겼구나 싶었음. 써스펜 650mg 1정 복용. 오, 그러지 말았어야 함.
6/12 15:00 -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길래 체온을 쟀더니 37.4도 돌파. 급하게 써스펜 650mg 1정 추가 복용.
6/12 16:00 - 약을 먹고 효과가 발휘되는 데에는 1시간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음. 왠지 몸이 좀 가벼워진 느낌이 들어 노트북을 펴고 작업 시작.
6/12 18:00 - 저녁 식사 후 작업 계속.
6/12 21:00 - 써스펜 650mg 2정 복용 후 작업 도중 가벼운 두통을 느끼고 작업 종료. 슬슬 몸살 기운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 체온 37.5도.
6/12 23:00 - 접종 후 39시간 경과. 물을 마시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극심한 두통과 현기증에 도로 누움. 이때부터 약이 듣다가 안 듣다가를 반복. 체온도 널뛰기. 식은땀 계속.
6/13 01:00 - 잠깐 안 아파진 틈을 타서 취침 시도.
6/13 01:30 - 취침 실패. 다시 두통과 몸살 시작.
6/13 05:00 - 써스펜 650mg 2정 복용. 계속 취침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다가 그래도 자기 시작한 게 이쯤 인 듯. 확신할 수는 없음.
6/13 08:00 - 접종 후 48시간 경과. 여전히 현기증을 동반한 두통과 몸살 증세 지속. 그래도 전보다 심하지는 않음. 체온 36.8도.
6/13 11:00 - 조금 이른 점심식사 후 써스펜 650mg 2정 복용. 두통과 몸살 증세 조금씩 호전.
6/13 16:00 - 접종 후 56시간 경과. 확실하게 이전보다 증상이 사라짐을 실감. 두통은 거의 없고 몸살 증세만 약간 있음. 체온 36.5도.
6/13 19:00 - 당근 마켓에 매물 올려둔 게 있었는데 구매자가 나타나서 고민하다가 나가기로 함. 이제 좀 바깥도 돌아다닐 만 함.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는데, 입맛이 별로 없어서 깨작댐. 써스펜 650mg 2정 복용.
6/13 22:00 - 며칠간 아파서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지 졸음이 밀려와서 일찍 잠자리에 듦.
6/14 07:00 - 출근하기 위해서 기상. 몸살 증세만 약간 있을 뿐 컨디션은 어느 정도 회복. 써스펜 복용 중단.
주변에도 전혀 아프지 않았다는 분도 계시고, 몸살보다 맞은 부위의 팔이 너무 뻐근했다는 분도 계시는 등, 각각 백신의 부작용은 다른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맞은 부위의 근육통은 전혀 없었거든요.
물론 정말 아프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기는 하지만, 약 38시간가량의 고통을 겪고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충분한 보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날 AZ를 맞은 지인에 따르자면, 10시간 후부터 아프기 시작해 30시간 될 때까지 아팠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아데노 바이러스 백신의 본격적인 증상이 시작되는 건 10시간 뒤부터인 듯합니다.
mRNA 백신에 대해서는 정보가 전혀 없어서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