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Blogger를 이용해서 기술 블로그를 운영해왔다.
2018년 11월 가장 처음에 사용했던 서비스는 github-page였는데, 그때의 나는 아직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이었다.
선택의 이유는 매우 단순했는데, git에 익숙해지고 싶다는 것, 그리고 왠지 멋져 보인다는 점이었다. 굉장히 힙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
그런데 한 두어 달 작성을 하다 보니까 점점 포스팅이 뜸해졌다.
간단한 포스팅이라도 하려면 git push를 해야 한다
이미지를 첨부하려면 다른 저장소에 저장하고 그 URL을 통해서 업로드를 해야 한다 (물론 Issue나 PR 페이지에 이미지를 Drag&Drop 해서 주소만 취하는 방법도 있지만, 왠지 내가 이미지를 관리할 수 없다는 게 불편했다)
이런 식으로 작게나마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니까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 포스팅이 몇 배는 더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또, 이런 방법으로 하려면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통해서는 업로드할 수 없다는 것도 그렇고..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만드는 데는 사용하기 편하겠지만, 내 Use case에서는 너무나도 불편하게 느껴졌으므로 블로그 이전을 꿈꾸게 되었다.
때는 바야흐로 2019년 2월.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면 좋을지에 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는 Blogger가 눈에 들어왔다.
구글에 의해서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점, 해외 유저들이 많다는 점 때문이었다.
네이버, 티스토리도 물론 고민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의 경우,
개발 관련 검색을 네이버에서 하는 경우는 (적어도 내 경우에는) 거의 없다
맛집 블로거 같은 경우에는 거의 믿고 거르는 네이버 블로그
라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정이 안 간다
라는 이유에서 탈락.
티스토리의 경우,
가입하려면 초대장(!)이 필요하다 (난 그런 거 받을 지인이 없는데...)
커스터마이징이 반쪽짜리다
라는 이유로 탈락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velog나 medium은 그렇게 유명한 플랫폼이 아니었으므로, 자연스럽게 Blogger 쪽으로 눈이 갔다. 이것도 엄청나게 편한 건 아니었지만, 이전에 사용하고 있던 게 github-page라는 걸 생각해보면, 선녀 같았다.
그렇게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가 티스토리가 개편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일단 초대장이 필요 없어졌다고 했고, 커스터마이징이 이전에 비해서 훨씬 자유로워졌다고 했다. 또, 미려한 스킨들이 생겨서 그렇게 손이 많이 가지 않을 거라는 소식도 함께 듣게 됐다.
마침 블로그를 한번 바꿔볼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Blogger는,
생각보다 그다지 검색이 잘 되지 않았고
카테고리 분류가 애매했고
표라도 만들려면 html을 사용해야 했고
디자인이 너무 투박했다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html과 css를 만져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굳이 포스팅하나 하자고 태그에 손을 대는 건 나에게 너무나도 귀찮은 일이었다 (...)
나는 뭐라도 하나 거슬리거나 귀찮은 게 생기면 아예 그 행위를 중단하고는 하는데, 이건 나의 병적인 완벽주의에서 기인한다. 뭔가 거슬리니까 포스팅 자체를 또 게을리하게 되더라.
하지만 devlog를 쓰는 건 늘 옳다. 개발을 하면서도 오리랑 대화를 나누는 내가, 산재해 있는 애매한 개념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글로 나타내는 게 중요한 과정이었고, 누가 볼지 안 볼지는 모르겠지만 공개된 장소에 포스팅을 한다는 건 나름의 책임감이 요구됐다.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개념이라도 한번 더 정리하게 되고 확인하게 되었으니까.
하나의 포스팅을 올리는 것은 이런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스럽다. 그 과정을 최대한 덜 부담스럽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랐다.
이번 블로그 이전이 얼마나 갈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또 다른 괜찮은 서비스를 발견하면 또 짐 싸들고 옮길지도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tistory에 적응해볼까 한다.